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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들의 이유있는 무관심
    Etc/마바리 생각 2008. 3. 12. 10:47
    의사들을 보면 의료 외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의사들의 태도를 보면 의학 외에는 다 무시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이 있습니다.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이렇게 되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습니다.

    얼마 전에 올라온 블로거 뉴스에
    의사는 '약'을 좋아해...건강기능식품 임상시험보다 짭짤? 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습니다.

    기자의 눈에는 의사가 건강기능식품이 의사에게 경제적 이득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임상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늬앙스로 서술을 했습니다.

    조회수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이 글을 읽은 분들은 기자의 의견에 동조하게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의사가 건강기능식품 임상실험에 무관심한 이유가 떡고물이 적은 것이 전부일까요?

    어떤 의학적 효과를 설명하려면 비교 대상이 있어야 합니다.
    (의사에게 실험을 부탁한다는 것은 의학적 효과를 입증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겠지요.)

    다이어트 식품을 예로 들어 볼까요?

    다이어트 식품의 효과를 연구하려면 다음과 같이 진행하게 됩니다. 실험군을 3군으로 나눠서 진행을 합니다. 실험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왔습니다.

    다이어트 식품 A의 효과 - 식이요법 + 운동 + 식품 A  : 체중 15% 감량
    다이어트 의약품 B의 효과 - 식이요법 + 운동 + 약품 B : 체중 18% 감량
    밀가루 C의 효과 - 식이요법 + 운동 + 밀가루 C : 체중 15% 감량

    의약품 B는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한 사람들보다 3%정도의 추가 감량효과가 있습니다. 다이어트 식품 A는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한 경우와 비교해서 차이가 없습니다. 밀가루와 똑같은 효과를 보였습니다.

    이 상황에서 건강식품회사는 어떻게 할까요? 건강식품회사는 식품 개발을 위해서 투자를 했고, 실험을 의뢰하느라 비용이 발생했습니다.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식품 판매를 포기할까요?

    이 자료로도 광고는 만들어집니다.

    OO의과대학 XX교실에서 검증된 체중감량 효과!
    A 식품을 사용하면 15%의 체중감량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라고 광고가 나갑니다. 실제 연구 결과는 A 식품은 밀가루와 같은 효과를 보이지만, 그런 내용은 빠지고 일부분만 광고로 전환됩니다.

    이렇게 되면 OO의과대학 XX교실의 입장은 어떻게 될까요??

    굳이 이런 상황에서 건강기능식품임상실험을 하고 싶을까요?

    기자가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서 의견을 제시했듯이 저의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해볼까요?

    초음파를 이용해서 피하지방 두께를 측정하면 꽤 정확하게 측정이 가능합니다. 기존의 캘리퍼에 비해서 훨씬 믿을만한 수치를 제공해줍니다.(검사자가 몇가지 원칙만 지키면...)

    이런 내용을 블로그에 올렸더니 문의 메일이 왔습니다.

    비만 개선 효과가 있는 지방분해 기기 개발회사인데, 임상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데 시험대상자들의 초음파를 이용한 피하지방 측정을 부탁하는 메일이었습니다.
    저도 관심있는 연구라서 가능하다는 답변을 보냈습니다.
    단! 임상실험 결과를 공유하고, 회사와 독자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제 블로그와 홈페이지에 포스팅해도 괜찮겠냐고 물어봤더니 연락이 없습니다... -.-;

    과연 이 회사에서는 저를 어떻게 평가했을지 모르겠습니다. 수술없이 지방을 분해하는 기계를 개발했는데, 임상연구를 부탁했더니 완곡하게 거절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에 "건강음료 옥수수 수염차가 콩팥환자에는 위험" 이라는 기사가 발표되었습니다. 제조 회사의 반응은 의약품이 아닌 음료이기 때문에 약리적 효과에 대해서 언급할 사안이 아니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광고와 회사 관계자의 말을 같이 정리해보겠습니다.
    "얼굴의 부기를 감소시켜서 V라인을 만드는 효과는 있지만,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발생하는 위험에 대해서는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

    의료관계자들도 판매되는 제품들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예민한 문제가 될 수 있어서 관련 연구를 밝히기 어렵다고 말하는 분도 있습니다.

    의약품의 경우는 목적이 한정적이고, 결과에 대해서 연구 발표를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조건에서 연구를 진행합니다. 연구 결과에 대해서 소송이 진행되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이나 건강보조기의 경우는 목적이 애매하고, 연구결과를 자유롭게 발표할 수 없는 여건입니다. 연구 결과도 업체에서 왜곡해서 광고를 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소송의 가능성도 있습니다.
              [참고 링크 - 고관절 보호대(Hip Saver) 업체, 하버드 연구진 소송]

    이런 상황에서 의사는 건강기능식품 임상실험을 하고 싶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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