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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가루를 먹으면 안 되는 사람도 있다고?
    Medical/떡밥천국 2009. 7. 2. 13:52
    오늘의 포스팅 주제는 밀가루입니다.
    사실 작년 11월 부터 적으려고 했는데, 귀차니즘으로 무한정 미뤄둔 포스팅입니다...-.-;

    밀가루에 대한 포스팅을 하면 몇 가지 다른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미뤄두었던 포스팅을 적어봅니다.

    만성소화장애증(Celiac Disease)이라는 질병이 있는데, 설사가 지속되면서 영양결핍이 유발되는 질병으로 서기 2세기부터 알려진 병입니다. 왜 이 병이 생기는지는 알 수 없었는데, 2차 세계 대전 때 먹을 음식이 부족해서 밀가루로 만든 빵 대신에 다른 음식을 먹으면서 증상이 호전되고, 전쟁 후에 다시 밀가루로 만든 빵을 먹으면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면서 질병의 원인으로 밀가루가 지목되게 됩니다.
    만성소화장애증(Celiac Disease)은 인도 쪽에서는 여름에 옥수수 대신에 밀을 먹으면 설사를 한다고 해서 '여름 설사(Summer diarrhea)'라고 불리기도 했다고 합니다.[각주:1]

    만성소화장애증(Celiac Disease)을 유발하는 물질이 바로 밀가루에 포함된 글루텐입니다. 글루텐은 밀가루의 쫄깃한 느낌을 유발하는 물질로 단백질입니다. 글루텐의 함량에 따라서 밀가루의 쫄깃한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강력분, 중력분, 박력분을 구분하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글루텐이라는 물질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바로 이런
    만성소화장애증(Celiac Disease)의 증상을 보이게 됩니다.

    [밀가루 속의 글루텐으로 인해서 소장에 염증 반응이 유발되면서 위축되는 모습 - 그림 출처 : wikipedia]


    이런
    만성소화장애증(Celiac Disease)은 설사와 영양결핍과 같은 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4000~8000명 중에 한명 정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의학이 발전하면서 만성소화장애증(Celiac Disease)의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항체를 직접 검사할 수 있게 되면서 항체 검사를 통해서 글루텐에 대한 항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확인해보니까 실제는 250명 중에 한명 정도가 이 항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각주:2]
    전형적인 증상을 보이지는 않지만, 밀가루의 글루텐 성분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다른 증상을 보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전형적인 증상을 보이지 않고, 비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를 저증상형
    만성소화장애증(oligosymptomatic Celiac Disease)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런 저증상형 만성소화장애증(oligosymptomatic Celiac Disease)경우에도 글루텐 섭취를 중단하면 영양결핍, 복통, 소화불량등이 호전되고, 몸 컨디션이 좋아졌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이런 연구 결과들을 보면 밀가루와 같은 글루텐이 포함된 음식 섭취를 안 하게 되면서 몸이 건강해지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밀가루 음식을 먹지 않은 후부터 몸이 건강해진 분들은 그 후로는 밀가루 유해론을 주장하시게 됩니다...-.-;

    영국에서는 만성피로 증후군이 있거나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있는 경우에는 글루텐 항체 검사를 권하기도 하는 상황을 감안해보면 아주 틀린 주장은 아닙니다만, [각주:3], [각주:4]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글루텐에 대한 항체가 있는지 연구가 없습니다.
    그래서, 밀가루 음식을 먹지 않아서 효과를 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무조건 밀가루를 먹지 말라고 하는 것도 무리가 있고, 글루텐은 밀가루 외에도 다양한 식품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밀가루만 먹지 않는다고 해서 효과를 볼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사실 밀가루의 글루텐 때문에 문제가 되는 사람들은 주로 소아입니다. 소아에서 글루텐 항체검사가 권장되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 만성소화장애증(Celiac Disease)의 가족
    • 다운 증후군
    • 1형 당뇨병
    • 선택적 IgA 부족증
    • 터너 증후군
    • 윌리암 증후군
    • 자가면역성 갑상선염
    그 외에도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으면서 설명이 안 될 때에 검사를 권할 수 있습니다.
    • 성장 장애(failure to thrive)
    • 지속적 설사
    • 만성 변비, 재발성 복통, 구토
    • 영구치의 사기질 형성 저하증(dental enamel hypoplasia of permanent teeth)
    • 특발성 단신(idiopathic short stature)
    • 사춘기가 너무 늦게 오는 경우(significant pubertal delay)
    • 철분 보충에 반응하지 않는 철결핍성 빈혈

    정리를 하면,

    • 외국의 자료를 보면 대충 200~300명 중에 한명 정도가 밀가루와 같이 글루텐이 포함된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 건강에 좋은 사람들이 있다.
    • 이런 사람들은 밀가루만 안 먹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글루텐이 포함된 음식을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다.
    • 무조건 밀가루가 나쁘다고 말하지 말고, 항체가 있는지 확인해보고 말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글루텐 항체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밀가루는 별 문제가 없다.


    P.S
    내용을 정리하기도 쉽지 않아서 포스팅하고 싶지 않았는데...
    밀가루 떡밥, 글루텐 떡밥이 정말 쉬지 않고 나오고 있어서 결국 포스팅을 하게 되는군요...-.-;





    1. Sher KS, Fraser RC, Wicks AC, Mayberry JF. High risk of coeliac disease in Punjabis. Epidemiological study in the south Asian and European populations of Leicestershire. Digestion 1993;54(3):178-82. [본문으로]
    2. Not T, Horvath K, Hill ID, Partanen J, Hammed A, Magazzu G, Fasano A. Celiac disease risk in the USA: high prevalence of antiendomysium antibodies in healthy blood donors. Scand J Gastroenterol 1998 May;33(5):494-8. [본문으로]
    3.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linical Excellence. Clinical guideline 53: Chronic fatigue syndrome/myalgic encephalomyelitis. London, 2007. [본문으로]
    4.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linical Excellence. Clinical guideline 61: Irritable bowel syndrome. London, 2008.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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