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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튀어나온 디스크는 다시 제자리로 들어 갈 수 있을까?
    Medical/통증클리닉 2008. 2. 25. 12:02

    웹서핑 중에 꽤 놀라운(?) 글을 봤습니다.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튀어나온 디스크는 다시 제자리로 들어 갈 수 있을까요??

    모든 의사들은 한입으로 말합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절대 들어 갈 수 없다구요..

    까페내에 치료 사례 환자분 중에 OO세 OO OOO님이 오늘 치료후기 MRI를찍었습니다

    너무 단기간이라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결과

    약 50%정도 디스크가 들어 가있네요.


    어느 의사 물리치료사 선생님의 카페에 올라온 글이고, 모 병원의 홈페이지에 환자의 밝은 미소와 함께 환자의 치료 전 후의 MRI 사진이 올라와 있습니다.(카페 글에는 환자 정보가 있지만, OO표시하였습니다.)

    이 선생님은 디스크를 전문으로 치료를 하시는 선생님인 것 같습니다. 개인 카페도 운영하면서 친절한 상담을 해주고 계셔서, 꽤 다수의 팬을 확보 하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주위에서 명의 명치료사(?)로로 소문이 난 모양입니다. 멀리서 찾아가시는 분들도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디스크가 50%나 줄어들었다는 글을 보면서 제가 왜 놀랐을까요?

    저는 이 글을 보면서 2가지를 반성해야 했습니다.

    1) 의사들이 좀 더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 의사들이 좀 더 정확한 설명을 해야 될 것 같다.
    2) 왜곡된 의료정보를 바로 잡기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을 해야 되겠구나.


    이 훌륭한 선생님은 모든 의사들이 디스크가 제자리로 들어갈 수 없다고 말한다고 하고, 본인도 이렇게 단기간 내에 디스크가 들어가는 것을 보고 사람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 이런 치료사례를 올렸다고 합니다.


    과연 디스크는 제자리로 들어갈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먼저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허리가 아퍼서 MRI를 찍게 된 환자 중에서 디스크 돌출이 있는 사람 중 2/3는 시간이 지나면서 돌출된 디스크의 크기가 줄어들게 됩니다.

    근거를 대볼까요?

    1992년에 Radiology라는 의학 잡지에 실린 내용입니다.
    TI - Lumbar disk herniation: MR imaging assessment of natural history in patients treated without surgery.
    AU - Bozzao A; Gallucci M; Masciocchi C; Aprile I; Barile A; Passariello R
    SO - Radiology. 1992 Oct;185(1):135-41.
    [허리 디스크 탈출증 : MRI를 통해서 본 수술 없이 치료한 환자들의 자연경과]라는 제목으로 실린 글의 결론 부분만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69명의 허리디스크 탈출증 환자들을 MRI로 추적관찰해 본 결과 다음과 같은 결고를 얻었다.
    31명은 70%넘는 디스크 돌출의 감소가 10명의 환자는 디스크 탈출이 30~70%의 디스크돌출 감소가 보였으며, 19명은 변화가 없었고, 5명은 디스크돌출이 증가하였다.
    http://radiology.rsnajnls.org/cgi/content/abstract/185/1/135
    [원문 pdf를 다운 받아서 보는 것도 가능합니다]

    1992년에 Spine이라는 잡지에 실린 내용입니다.
    TI - Lumbar disc herniation. Computed tomography scan changes after conservative treatment of nerve root compression.
    AU - Delauche-Cavallier MC; Budet C; Laredo JD; Debie B; Wybier M; Dorfmann H; Ballner I
    SO - Spine. 1992 Aug;17(8):927-33.

    [허리 디스크 돌출: 신경압박 증상이 있는 경위 보전적 치료를 한 후에 CT를 통해서 본 변화]라는 제목으로 실린 글의 결론 부분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신경을 누르고 있는 21명의 디스크 돌출 환자들을 보전적 치료(수술을 하지 않고)를 6개월 동안 시행한 후에 CT로 확인해 본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21명 중 14명이 돌출된 디스크의 크기가 줄었다.
    5명은 디스크가 사라졌고, 5명은 눈에 띄게 크기가 줄었다. 4명은 다소 줄어들었다. 7명의 환자는 크기의 변화가 없었다.

    http://www.ncbi.nlm.nih.gov/pubmed/1387974


    사실 이 논문 말고도 그 후에 나오는 논문에서도 디스크 돌출의 크기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서는 많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원래 요통은 상당히 치료 경과가 좋습니다. 특히 급성 요통이 있는 환자들의 대부분은 호전될 운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환자들이 떠나가지 않게 붙잡고 있기만 해도 자랑할만한 치료율을 기록하게 됩니다. 위의 논문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6개월간만 환자가 떠나가지 않게 하면 내가 치료한 환자들 중 2/3의 디스크 돌출을 줄일 수 있습니다

    환자에게 비용을 부과시키면서 MRI를 찍기만 하면 환자들 중 2/3는 디스크의 크기를 줄일 수 있습니다.

    무조건 환자들 치료 전, 치료 후의 MRI를 찍으면 명의가 됩니다. 사실 증상이 호전된 환자의 경우는 MRI를 찍을 필요가 없습니다. 디스크가 좋아졌을 가능성이 훨씬 높으니까요.

    하지만, 찍습니다. 병원은 돈을 벌어서 좋고, 환자는 디스크가 줄어서 좋습니다. 병원은 수익을 챙기면서 명성도 같이 챙기게 됩니다.


    사고를 당한 경우가 아니라면 요통의 치료 경과는 매우 좋기 때문에 치료의 성과를 평가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요통의 치료 성과를 평가하려면 무작위 임상 실험(Randomized clinical trial)을 해야 합니다.


    허리디스크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면서 그 지역에서는 나름대로 명의 명치료사로 통하는 선생님이 이런 내용을 모르고 있다는 것과 그 주위의 의사선생님들이 왜 이런 설명을 안 해줬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착찹합니다.

    이렇게 올라온 기적과 같은 치료 성과를 적은 카페 글에 감탄하는 댓글과 다른 카페로 퍼가는 것을 보면 마음은 더더욱 착찹해집니다.

    의료정보를 제공할 때는 신중해야 합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정보를 알려주는 것은 좋지만, 의료정보는 의료서비스 이용으로 연결되게 됩니다. 그래서 의료정보는 순식간에 의료광고로 변하게됩니다. 신중한 정보 제공이 중요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범람하는 왜곡된 의료정보로 인해서 우리 나라에서는 불필요한 검사를 권하는 의사가 명의가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P.S.
    제가 의사로 알고 있었던 분은 그 병원의 물리치료사 선생님이셨네요. 수기, 추나, 감압치료를 다 해 주고, 카페에 디스크 치료에 대한 설명이 많아서 의사라고 생각하고 있었네요. 본문 내용 수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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